[이슈라인=장사라 기자] 최근 국내 병원에서 여전히 많은 간호사들이 데이–이브닝–나이트로 구성된 3교대 근무를 반복하며 환자 돌봄의 최일선에 서고 있다. 그러나 그로 인한 심각한 수면 장애, 피로 누적, 직무 만족도 저하, 건강 문제가 잇따르며 의료 현장의 구조적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 3교대 근무, 보편적이지만 위험도 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 병원의 간호사 약 70~80%가 3교대 체계에 속해 있다.
그러나 3교대 근무는 생체 리듬(circadian rhythm) 을 교란시켜, 수면의 질과 양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에서는 3교대 간호사 중 약 32.2%가 수면장애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특히, 나이트 근무가 연속되거나, 근무 간 휴식 시간이 짧은 경우, 불면증이나 만성 피로가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 건강·안전·직무 질에 미치는 복합적 영향
전문가들은 간호사의 3교대 근무가 단지 “힘든 근무 형태”를 넘어, 건강과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수면 부족과 피로는 인지 기능 저하, 실수 증가, 환자 안전 사고의 위험을 높인다. 실제 연구에서 3교대 근무 간호사는 약물 투여 오류, 환자 식별 오류, 간호 실수 등의 빈도가 높아졌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심혈관 질환, 대사 질환, 면역력 저하, 정신 스트레스 등 건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 대형 조사에서는 근무 환경과 근로 강도가 간호사의 직무 만족도와 이직 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도 나왔다.
· 변화의 조짐 — 교대 체계 재설계 필요
의료계 내부에서는 “24시간 병동 운영이라는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간호사의 건강과 환자 안전을 위해 근무 형태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고정 교대(예: 주간 근무만) 또는 2교대 체계, 혹은 유연 근무제 도입을 제안한다. 이는 생체 리듬 교란을 줄이고, 수면과 회복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이다.
병원 차원의 쉼터‧수면환경 개선, 교대 후 충분한 회복 시간 보장, 근무 강도 조절, 그리고 간호사 인력 충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 간호사들이 전하는 목소리
“야간 근무를 마치고 새벽에 나오는 길이면, 햇살은 눈부신데 몸은 완전히 깨지 않아요. 잠드는 건커녕, 내려오는 차 창문 너머 아침 햇살이 머리에 남아 한참 뒤잠에 듭니다.” — 성모병원 3교대 근무 간호사 김진호 (28)
이들은 “간호는 24시간 환자를 돌봐야 하지만, 그 역할을 수행하는 간호사를 위한 안전망은 덧붙이지 않았다”고 말한다.
간호사 3교대 근무는 환자를 위한 필수 체계지만, 간호사의 건강과 환자 안전이라는 두 축을 균형 있게 고려하지 않으면 ‘희생 기반 돌봄 구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근무 체계 개선과 제도 보강은 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당면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