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널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한 택시. (사진=현대차)

[이슈라인=김석민 기자] 현대차그룹의 북미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 ‘모셔널(Motional)’이 내년 미국 주요 도시에서 로보택시 유료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모셔널은 이미 라스베이거스에서 240만 회 이상의 무사고 시범 운행을 통해 기술 완성도를 쌓아온 만큼, 이번 상업화는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전략의 본격적인 개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셔널은 내년 초 열리는 CES 2026에서 로보택시 상업화를 위한 핵심 비공개 기술 시연을 진행한다. 센서 융합 기반의 360도 인지 시스템, AI 행동 예측 모델, 비상 상황 자동회피 알고리즘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관계자에게 실시간으로 선보이며, 상용화를 앞두고 마지막 안정성 검증에 나선다. 이 데모는 운전석에 안전요원을 두지 않는 ‘완전 무인(driverless)’ 구조로 이뤄질 전망으로, 기술적 자신감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CES 검증이 완료되면 모셔널은 곧바로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2026년 안에 미국에서 첫 유료 서비스를 공식 오픈한다. 초기 서비스 지역은 라스베이거스·LA·피닉스 등 자율주행 인프라가 구축된 도시들이 유력하다. 사용 차량은 현대차 아이오닉 기반의 전용 자율주행 전기차로, 극한 기상 상황과 복잡한 교차로 환경까지 대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탑재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글로벌 자율주행 경쟁이 구글 웨이모, GM 크루즈, 현대차 모셔널의 3파전으로 사실상 재편됐다고 본다. 최근 크루즈가 사고 이슈로 일부 사업을 축소한 가운데, 모셔널은 ‘안정성 중심’이라는 전략으로 웨이모의 유력 경쟁자로 빠르게 부상했다. 한 미국 모빌리티 전문가는 “모셔널이 내년 유료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시작한다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AI·자율주행 모두에서 글로벌 톱티어 위치를 확보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모셔널을 중심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뿐 아니라 로보셔틀, 자율주행 배송 등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을 전면 무대로 삼고 자율주행 상업화를 선도하는 전략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자율주행 시대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다. 모셔널의 서비스 개시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 자율주행 상용화의 핵심 플레이어로 올라설 순간”이며, 2026년은 현대차그룹의 기술 혁신이 실제 시장에서 실현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