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라인=김석민 기자] 삼성전자가 자체 GPU(그래픽처리장치) 개발에 성공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2027년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엔비디아와 AMD가 주도해온 글로벌 GPU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AI 연산을 동시에 겨냥한 차세대 GPU 아키텍처를 마무리 단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그래픽 처리 기능을 넘어 AI 연산과 고성능 컴퓨팅(HPC)까지 고려한 설계로, 모바일 AP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AI 가속기 시장까지 확장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동안 삼성은 CPU·NPU·메모리 분야에서는 강점을 보여왔지만 GPU 영역에서는 외부 IP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성과로 반도체 설계부터 제조(파운드리), 메모리(HBM)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전략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AI 시대에 GPU는 HBM과 결합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칩으로 부상하고 있어, 삼성의 경쟁력은 더욱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GPU와 HBM, 첨단 패키징을 함께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크다”며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상용화 시점을 2027년 전후로 보고 있다. 다만 안정성과 전력 효율,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이 관건으로 꼽힌다. GPU 경쟁력은 하드웨어 성능뿐 아니라 개발자 생태계와 소프트웨어 최적화에 달려 있어, 삼성전자가 이를 어떻게 구축할지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번 성과는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시스템 반도체 1위 전략’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AI, 자율주행, 데이터센터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자체 GPU 확보는 기술 자립과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의 GPU 개발은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 전략의 성격이 강하다”며 “2027년 상용화가 현실화된다면 글로벌 반도체 판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GPU 개발을 계기로 AI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향후 기술 공개와 로드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