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군사 박물관에서 열린 ‘천무 3차 실행 계약’ 체결식 현장.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슈라인=장사라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럽 방산 시장에서 또 하나의 대형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

29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군사 박물관에서 열린 체결식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군비청과 사거리 80㎞급 ‘천무’ 다연장로켓 유도미사일을 공급하는 5조6000억 원 규모의 3차 실행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폴란드와 진행 중인 천무 수출 사업 가운데 세 번째 실행 계약으로, 단일 계약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에 속한다.

이번 계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해 10월 폴란드 대표 방산기업 WB일렉트로닉스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한화-WB 어드밴스드 시스템(HWB)’ 컨소시엄을 통해 추진됐다. 합작법인은 유도미사일 현지 생산과 기술 협력, 유지·보수(MRO)까지 담당하며, 폴란드의 방산 역량 강화와 동시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럽 내 안정적 생산 거점 확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천무는 한국형 다연장로켓 시스템으로 정밀 유도 능력과 기동성, 높은 생존성을 갖춘 무기 체계다. 이번에 공급되는 사거리 80㎞급 유도미사일은 폴란드군의 장거리 화력 운용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불확실성이 커진 동유럽에서 폴란드는 공격·방어 능력 강화를 위해 한국산 무기 체계 도입을 적극 확대해 왔으며, 천무는 이미 실전 운용 가능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아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현지 합작법인을 통한 생산과 기술 협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K-방산이 기존의 완제품 수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유럽 방산 생태계에 깊숙이 참여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과 납기 능력뿐 아니라 현지 산업과의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를 거점으로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한 방산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장기적인 후속 물량 공급과 유지·보수 사업까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폴란드와의 전략적 협력을 바탕으로 유럽 방산 시장에서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방산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5조6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K-방산의 글로벌 위상을 어디까지 끌어올릴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