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라인=장사라 기자] 강원도 양구군의 대표 농산물인 ‘양구 시래기가 최근 전국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차갑고 건조한 북부 산간 지역 특유의 기후와 깨끗한 물, 전통적인 자연 건조 방식이 어우러져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양구 시래기는 늦가을 무청이나 배추 잎을 데친 뒤 겨울철 한기와 맑은 바람으로 장기간 건조해 만든다. 인위적인 열풍 건조가 아닌 자연 바람 건조 방식은 섬유질을 부드럽게 하고 풍미를 농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시래기를 오랫동안 삶아도 질기지 않고, 고기나 된장 국물과 함께 끓였을 때 특유의 구수한 감칠맛이 우러나온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양구 지역의 자연환경이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말한다. 해발 고지대 특유의 일교차와 화강암 지질의 배수 좋은 토양은 작물에 깊은 맛을 형성하고, 깨끗한 수자원은 삶거나 조리할 때 잡내를 줄여준다.

양구에서 시래기를 생산하고 있는 장용주(61)씨 는 “겨울 바람에 한 겹 한 겹 말리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손이 많이 가지만 이 과정을 거쳐야만 부드럽고 달큰한 향이 살아있는 양구 시래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영양학적으로도 시래기는 식이섬유, 칼슘, 칼륨, 비타민K, 베타카로틴 등이 풍부해 건강식으로 손꼽힌다. 특히 소화 개선, 혈압 조절, 항산화 효과 등에 도움을 주어 겨울철 영양 보강 식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시래기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생활문화와 계절의 기록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긴 겨울을 대비하던 옛 가정식 저장 문화에서 비롯된 시래기는 지금도 마을 단위 협동 작업과 지역 직거래 장터를 통해 계승되고 있다.
전통의 맛과 건강 가치, 그리고 지역 정체성을 담은 양구 시래기가 로컬 식재료에서 전국적 명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