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한반도섬 겨울 풍경. (사진=강원도민일보)

[이슈라인=장사라 기자] 최근 강원도 영서 북부 지역은 겨울 축제의 열기로 뜨겁다. 화천의 산천어 축제, 인제의 빙어·눈꽃 축제 등이 연일 관광객을 끌어모으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유독 양구군만은 이 흐름에서 소외되어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양구가 겨울철 비수기에 머물러야 하는 현실은 지역 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이제 양구군이 겨울 축제의 블루오션으로 도약할 전략을 모색할 때이다.

1. 양구의 겨울은 이미 축복받았다: 자연이 만든 무대

양구는 대암산의 설경, 펀치볼 분지의 신비로운 풍경, 방산천의 투명한 얼음, 한반도섬의 독특한 지형 등 겨울 관광 자원이 풍부하다. 여기에 강원도 특유의 청정 눈과 얼음이 더해지면, 눈과 얼음을 활용한 체험형 축제를 기획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문제는 이 자원을 어떻게 스토리텔링하고 체험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대암산 눈꽃 산행 체험은 등산 애호가들에게 매력적인 코스가 될 수 있고, 방산천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미니 아이스하키 대회나 한반도섬 얼음길 트레킹은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또한 군사 접경지대의 역사를 접목한 DMZ 평화 겨울 캠프나 야간 얼음 조명 축제를 통해 문화적 차별성도 확보할 수 있다.

2. 차별화 포인트: "청정 자연 + 평화 + 모험"의 융합

양구군의 최대 강점은 군사·자연·인간이 공존하는 독특한 정체성이다. 이를 바탕으로 "청정 자연 속에서 즐기는 평화로운 겨울 모험"이라는 테마로 축제를 설계한다면, 타 지역과 차별화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

평화 테마 프로그램: DMZ 인근에서 진행되는 겨울 생태 탐방 투어, 평화를 기원하는 얼음 조각 전시 등으로 역사적 의미를 부각시킨다.

모험 체험: 얼음 암벽 등반, 설원 서바이벌 게임, 스노우 ATV 체험 등 액티비티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젊은 층을 공략한다.

지역 특색 살리기: 양구 사과나 곰취를 활용한 겨울 먹거리 장터, 전통 얼음 썰매 대회 등을 통해 지역 농산물 홍보와 연계한다.

3. 시기 선택과 경제적 효과 극대화 전략

축제는 1월 초부터 2월 초까지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다. 이는 화천 산천어 축제(1월 중)와 일정을 겹치지 않으면서도, 겨울 비수기의 관광 수요를 선점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다. 또한 지역 숙박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고,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를 확대해 주민 소득 증대와 연계해야 한다.

양구의 겨울은 잠들지 않는다

양구군의 겨울 축제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지역 경제 활성화와 문화 재창조의 기회이다. 자연이 주는 혜택을 지혜롭게 활용하고, 군의 특수성을 창의적으로 녹여낸다면, 양구는 "한국의 겨울 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제는 "왜 우리 지역은 축제가 없나?"라는 푸념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양구만의 축제를 만들 것인가?"라는 실천적 고민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양구의 눈과 얼음, 그리고 평화의 이야기가 전국의 관광객을 유치할 그날을 고대한다.

민혜림
연세대학교 공학 박사
사)한국미래인재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