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미디어 데이'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아야 더빈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응용전략 담당이 차세대 ‘아틀라스’ 테스트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슈라인=김석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전면에 내세우며 구글·엔비디아와의 AI 삼각동맹을 공식화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보틱스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급 기술력을 확보해 온 현대차는 이번 전시에서 아틀라스를 단순한 인간형 로봇이 아니라 “차량·공장·물류·클라우드와 실시간 연결되는 모빌리티 AI 중심축”으로 제시하며 글로벌 업계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당겼다.
현대차가 공개한 새로운 아틀라스는 이전 세대보다 더욱 유연한 관절 구조, 경량화된 동체, 그리고 엔비디아의 최신 GPU 기반 뇌격 연산 시스템을 탑재해 인간과 유사한 균형 감각과 중량 작업 수행 능력을 보여주었다. 시연에서는 아틀라스가 컨테이너를 옮기고, 차량 조립 부품을 정확한 위치에 배치하며, 센서 인식 기반 경로 변경을 스스로 수행하는 모습이 공개돼 관람객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현대차는 “아틀라스는 로봇 그 자체가 아니라 생산·물류·운송 전체를 AI로 통합하는 핵심 노드”라고 강조했다.
구글과의 협력은 이번 삼각동맹에서 ‘AI 두뇌’ 역할을 맡는다. 구글 클라우드 기반의 로보틱스 운영 플랫폼이 아틀라스와 현대차 생산라인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로봇이 스스로 학습하고 능동적으로 공정을 최적화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구글의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비전 모델(VLM)을 적용해 아틀라스가 음성 명령을 이해하고 주변 상황을 해석하며 복잡한 다중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제 로봇이 단순 반복 작업이 아닌 판단·추론·예측을 수행하는 ‘지능형 작업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아틀라스의 고도화된 움직임과 자율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연산 인프라를 제공한다. 엔비디아의 최신 차량용 SoC와 데이터센터급 GPU가 결합해 로봇 비전, 동작 계획, 충돌 회피, 실시간 물체 추적 등 고난도 연산을 처리하며, 현대차의 자율주행차량 플랫폼과도 동일한 컴퓨팅 구조를 공유한다. 이는 로봇과 차량, 물류 AGV, 자율주행 셔틀 등이 하나의 ‘통합 AI 네트워크’로 운영되는 기반이 되며, 글로벌 제조·운송 시스템의 표준을 빠르게 재편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현대차는 CES 2026 프레젠테이션에서 차량과 로봇이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된 실제 사례도 소개했다. 아틀라스가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면, 완성된 차량은 스스로 주행해 물류센터로 이동하고, 물류센터에서는 또 다른 아틀라스가 최종 검수 및 적재를 담당한다. 모든 과정은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중앙에서 관리되며, 엔비디아 GPU 팜에서 분석된 데이터가 즉시 각 로봇과 차량에 업데이트된다. 현대차는 이를 “AI팩토리의 완성형 구조”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를 두고 “현대차가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AI 기반 모빌리티·로보틱스·클라우드 통합 기업으로 진화하는 변곡점”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가 옵티머스를 내세워 제조 자동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구글·엔비디아와의 강력한 기술 연합을 무기로 아틀라스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스마트 공장과 서비스 로봇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며 글로벌 경쟁 구도를 흔들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로봇과 차량을 동일한 AI·클라우드 망 아래 두는 전략은 모빌리티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이는 로봇이 단순 도우미가 아니라 생산·이동·판단까지 맡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도래했음을 의미하며, 전문가는 “5년 내 글로벌 제조 환경의 절반이 로봇 중심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CES 2026을 통해 공식화된 현대차·구글·엔비디아의 AI 삼각동맹은 곧바로 양산 시스템과 물류에 적용될 예정이며, 현대차는 향후 아틀라스를 서비스 로봇과 재난 구조 모델로 확장해 로보틱스 기반의 신사업 분야도 구축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자동차에서 AI·로봇 중심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현대차가 이번 협력을 통해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