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라인=장사라 기자] 강화도 전등사 둘레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길을 걷는 순간, 역사와 자연, 그리고 사색의 시간이 하나로 이어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삼국시대부터 한반도 북서쪽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강화도는 조선시대에는 외적을 막는 요새로 수많은 전투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그 역사적 맥락 속에 자리 잡은 전등사는 1,300년 넘게 세월을 지켜온 사찰로, 고려 말과 조선시대에도 수많은 스님과 학자들이 찾았던 수행의 공간이었다.
전등사 둘레길은 사찰 주변을 따라 숲길과 계곡으로 이어진다. 봄에는 벚꽃과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햇살을 가려 시원한 산책을 가능하게 한다. 가을에는 단풍이 계곡을 붉게 물들이고, 겨울에는 잔설 위로 발자국 소리가 고즈넉한 사찰 풍경과 어우러진다. 길을 걷다 보면 고려와 조선 시대에 지어진 전등사 경내의 기와와 석탑, 오래된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그림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역사적 의미도 깊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외적의 침입에도 수호의 역할을 했던 강화도의 전략적 요충지와 맞닿아 있어, 둘레길을 걷는 것은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역사를 몸으로 체험하는 시간이 된다. 길목 곳곳에는 옛 전쟁터와 수호시설, 조선시대 승려들의 흔적이 남아 있어 산책이 곧 역사 여행으로 이어진다.
또한 강화해협과 주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 포인트에서는 서해 바다의 광활한 풍경과 강화도의 고즈넉한 산세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사진 촬영은 물론, 잠시 앉아 바람을 맞으며 사색에 잠기기에도 더없이 좋은 장소다.
전등사 둘레길은 역사적 의미와 자연 경관, 그리고 사색의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강화도의 대표 명소다.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걸으면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자연 속에서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에서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