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매일경제)

[이슈라인=장사라 기자] 세계적 경제 석학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로고프 교수는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관세 확대는 결국 미국 내 물가 상승 압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공급망과 제조 구조가 복잡하게 재편된 상황에서 관세 정책이 소비자 부담 증가, 기업 비용 전가, 핵심 물가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국 금융시장에 대해서도 그는 “이미 상당한 거품이 형성돼 있으며, 향후 3년 내 이 거품이 터질 확률은 거의 100%”라고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다만 “즉각적인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시장은 더 오를 수 있지만 불안정성이 누적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위험 신호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괴리 역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로고프 교수는 “세계 경제는 팬데믹 이후 구조적 전환기를 지나고 있으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금리 기조가 겹치면서 미국 경제의 ‘소프트랜딩’ 시나리오는 결코 보장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특히 수출 중심 국가일수록 충격이 훨씬 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 세계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세계적 석학의 경고는 각국 정책당국과 투자자 모두에게 다시 한 번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