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대학교(University of Sydney). (사진=이슈라인)
[이슈라인=김석민 기자] 호주 고등교육의 출발점이자 지성사의 상징인 시드니대학교(University of Sydney)가 오랜 전통 위에 세계적 명문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 19세기 식민지 시대에 문을 연 이 대학은 오늘날 글로벌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성장하며 호주 사회와 세계 학문 발전을 이끌고 있다.
시드니대학교는 1850년 설립됐다.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모델로 한 이 대학은 ‘계급과 종교를 초월한 교육’을 기치로 내걸며 출범 당시부터 진보적인 가치를 내세웠다. 이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도였고, 시드니대는 곧 호주 지식인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
초기에는 인문학과 법학 중심의 교육기관이었지만, 20세기에 들어 의학·공학·자연과학 분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했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며 국가 발전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배출했고, 전후 산업화와 함께 연구 중심 대학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현재 시드니대학교는 세계 대학 평가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명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의과대학, 법과대학, 공과대학, 경영대학은 특히 강세를 보이며, 인공지능(AI), 바이오의학, 기후 변화, 공공정책 등 미래 핵심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캠퍼스 또한 시드니대의 상징이다. 고딕 리바이벌 양식의 메인 쿼드(Main Quadrangle)는 대학의 전통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역사와 학문적 엄숙함을 동시에 담고 있다. 여기에 최첨단 연구시설과 현대적 건축물이 어우러지며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캠퍼스’를 형성하고 있다.
학생 구성 역시 국제적이다. 전 세계 130여 개국에서 모인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자유로운 토론 문화와 엄격한 학업 기준 속에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 단순한 학위 취득을 넘어 비판적 사고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교육 철학이 시드니대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시드니대학교는 수많은 정치 지도자, 법조인, 과학자,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호주 사회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동시에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 사회가 직면한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175년 가까운 역사 속에서 시드니대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호주의 정체성과 미래를 함께 만들어온 공간이었다. 전통 위에 혁신을 쌓아온 이 대학이 앞으로 어떤 지식과 가치를 세계에 제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