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다이 비치에 희생자를 기리는 꽃다발이 수북이 쌓여 있다. (사진=이슈라인)

[이슈라인=김석민 기자] 호주 시드니의 대표적 해변 관광지인 본다이 비치(Bondi Beach)가 총격 사건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며 안정을 되찾고 있다. 방문객 수는 여전히 사건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현지 주민과 당국의 지속적인 노력 속에 해변과 지역 사회는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총격 사건 직후 본다이 비치는 한동안 깊은 침체에 빠졌다. 평소 세계 각국의 여행객과 서퍼들로 붐비던 해변은 한산해졌고, 인근 상점·카페·숙박업소들은 예약 취소가 잇따르며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지역 관광산업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됐다.

본다이 비치 해변을 순찰 중인 경찰관들. (사진=이슈라인)


사건 이후 NSW(뉴사우스웨일스) 경찰은 본다이 일대의 치안을 대폭 강화했다. 순찰 인력을 증원하고, 주요 시간대에는 도보·기동 순찰을 병행하며 가시적 치안 활동을 확대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주민과 관광객이 다시 안심하고 해변을 찾을 수 있도록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변 곳곳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흔적도 남아 있다. 사건 현장 인근에는 꽃다발과 메시지가 놓여 있으며, 주민과 여행객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묵념을 올리고 있다. 촛불을 밝히는 소규모 추모 모임도 이어지며, 본다이 공동체의 연대와 슬픔이 조용히 공유되고 있다.

최근 들어 분위기에는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현지 주민들이 다시 해변을 찾기 시작했고, 조깅·산책·서핑을 즐기는 모습도 점차 늘고 있다. 상인들 역시 조심스럽게 정상 영업에 나서며 “아직은 조용하지만, 사람들의 표정이 이전보다 한결 밝아졌다”고 전했다.

본다이 비치(Bondi Beach). (사진=이슈라인)


관광업계는 본다이 비치의 회복 여부가 시드니 관광산업 전반의 신뢰 회복과 직결된다고 보고 있다. 한 여행업계 전문가는 “본다이 비치는 시드니를 대표하는 상징적 공간이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 관광 수요도 자연스럽게 돌아올 것”이라며 “경찰의 지속적인 치안 강화와 지역 사회의 연대가 회복의 핵심 요소”라고 분석했다.

본다이 비치는 단순한 해변을 넘어 시드니의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깊은 상처 위에 추모와 경계, 그리고 일상이 차분히 쌓여가는 가운데, 본다이 비치는 다시 세계 여행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서서히 갖춰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