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석 인사혁신처장. (사진=연합뉴스)

[이슈라인=장사라 기자] 9급 공무원 채용 제도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9급 공무원 시험에 PSAT(공직적격성평가) 도입을 검토하며 채용 방식의 전면 개편을 예고한 가운데, 공무원 처우 개선 논의까지 속도를 내면서 공직 노동환경 전반이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9급 공무원 시험은 암기 중심의 필기시험과 긴 수험 기간이 대표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정부는 사고력·판단력·자료 해석 능력을 평가하는 PSAT을 도입해 단순 암기형 시험에서 벗어나 실무형·역량 중심 선발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이미 5급·7급 공채에서 적용 중인 방식으로, 공직 인재 선발 기준을 일원화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PSAT 도입이 수험 문화뿐 아니라 공직 노동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간 수험 부담이 줄어들면 청년층의 공직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공무원 인력 구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사교육 시장의 재편 가능성에 대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용 방식 개편과 함께 공무원 처우 개선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낮은 초임, 과중한 업무, 민간 대비 낮은 보수 수준 등으로 인해 공무원 지원자 감소와 이탈 현상이 심화되자, 정부와 정치권은 기본급 인상, 수당 현실화, 근속 보상 강화 등 노동환경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9급 공무원 월급 300만 원 시대가 가능하냐”는 질문이 현실적 논의로 떠올랐다. 각종 수당을 포함한 실수령액 기준으로 단계적 인상이 이뤄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재정 부담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관건이라는 점에서 속도 조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을 단순한 시험 제도 변경이 아닌, 공직 노동환경 전반의 구조적 변화로 본다. 한 전문가는 “PSAT 도입과 보수 체계 개편이 함께 이뤄질 때 공직의 매력이 회복되고, 청년층의 공직 이탈 문제도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9급 공무원 제도 개혁은 이제 시작 단계다. 채용 방식 변화와 처우 개선이라는 두 축이 어떤 방향으로 맞물릴지에 따라 공직 노동시장의 미래 경쟁력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