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스 베이 해수욕장(Watsons Bay Beach). (사진=이슈라인)
[이슈라인=김석민 기자] 시드니 도심의 분주함을 벗어나 페리로 짧은 항해를 마치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왓슨스 베이 해수욕장(Watsons Bay Beach)은 시드니 하버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고요한 바다와 절벽 풍경으로, 화려함보다 여유를 선택한 여행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왓슨스 베이는 서퍼들로 북적이는 본다이 비치와 달리, 잔잔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파도가 비교적 잔잔해 가족 단위 방문객도 부담 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항구 너머로 드넓은 태평양과 시드니 하버가 동시에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해변과 함께 이어지는 절벽 산책로다. 사우스 헤드(South Head)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등대와 전망대에서 시드니 항구의 입구가 한눈에 펼쳐진다. 맑은 날에는 바다 위를 오가는 배들과 끝없이 이어진 수평선이 어우러져, 도시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개방감을 선사한다. 특히 일몰 시간대에는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져 낭만적인 풍경을 만들어내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해변 인근에는 시드니에서 손꼽히는 피시앤칩스 명소와 해산물 레스토랑들이 자리 잡고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간단한 식사는 왓슨스 베이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여행객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주말이면 이곳을 찾아 식사와 산책을 함께 즐긴다. 특히 ‘도일스 온 더 비치(Doyle’s on the Beach)’는 시드니에서 가장 오래된 해산물 레스토랑 중 하나로,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명소다.
교통편도 편리하다. 서큘러 키(Circular Quay)에서 페리를 타면 약 2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어, 짧은 일정 속에서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페리에서 내려 해변까지 이어지는 길은 산책하기에도 좋고, 주변에는 작은 공원과 피크닉 공간이 마련돼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도 인기가 높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왓슨스 베이는 관광객에게 과하게 노출되지 않아 시드니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곳”이라며 “짧은 일정 속에서도 충분한 휴식을 원하는 여행자에게 최적의 장소”라고 평가한다.
시드니의 화려한 랜드마크와는 결이 다른, 조용하고 품격 있는 해변. 왓슨스 베이 해수욕장은 바다와 절벽, 음식과 산책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으로, 시드니 여행에서 놓치기 아쉬운 ‘항구 끝의 쉼표’ 같은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