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몽마르뜨 언덕(Montmartre hill) 꼭대기에 있는 사크레쾨르 대성당(Basilique du Sacré-Cœur). (사진=이슈라인)
[이슈라인=장사라 기자] 파리 북부의 몽마르뜨(Montmartre) 언덕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예술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기록한 공간으로 평가된다. 19세기 말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그리고 초기 현대미술의 실험이 활발히 이루어진 이곳은 오늘날에도 거리 예술과 현대적 창작 활동이 이어지며 ‘살아 있는 미술관’으로 불린다.
몽마르뜨는 르누아르의 대표작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피카소의 초기 입체파 실험작, 모딜리아니와 고갱의 드로잉과 초상화 등 수많은 걸작이 탄생한 무대였다. 당시 언덕의 좁은 골목과 광장은 예술가들이 모여 작품을 교류하고 새로운 미술 언어를 탐구하던 실험의 장이었다. 미술 평론가들은 “몽마르뜨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였다”며, 작품 속 빛과 색, 인간 군상, 도시적 감각이 언덕의 풍경과 결합했다고 평가한다.
예술가들은 이곳에서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의 작업을 공유하며 새로운 기법을 실험했다. 인상파의 빛과 색채 연구, 후기 인상파의 감각적 표현, 입체파의 구조적 탐구가 모두 이 언덕에서 교차하며 현대미술의 토대를 마련했다.
테르트르 광장(Place du Tertre). (사진=이슈라인)
오늘날 몽마르뜨는 과거의 예술적 흔적을 간직한 채, 거리 예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테르트르 광장(Place du Tertre)에서는 초상화와 풍경화, 캘리그래피 등 다양한 작품이 즉석에서 제작·판매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관광 체험을 넘어 19세기 화가들의 실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작업으로 평가된다.
골목 곳곳에 자리한 소규모 갤러리와 부티크는 과거와 현재의 미술 흐름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전문가들은 “현대 거리 예술은 과거 걸작의 영감과 실험정신을 계승하면서도, 관람객과 즉시 소통하는 인터랙티브 미술로 발전했다”고 분석한다.
몽마르뜨 언덕은 방문객에게 단순한 감상을 넘어선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언덕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빛과 색은 인상파적 시선을 가능하게 하고, 좁은 골목과 계단, 광장의 배열은 작품 속 구도와 공간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거리 화가들의 즉석 작품 제작은 참여형 미술로서 관람객에게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빛과 그림자는 인상파 화가들이 주목했던 요소를 직접 체험하게 한다. 아침의 부드러운 햇살, 오후의 강렬한 빛, 저녁의 황혼은 각각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방문객들은 마치 화가의 시선으로 도시를 바라보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몽마르뜨는 역사적 걸작과 현대 거리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예술가들의 실험과 창작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동시에 오늘날의 거리 예술을 통한 즉각적 소통과 경험을 즐길 수 있는 장소다. 미술 평론가들은 “몽마르뜨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 실험과 체험이 만나는 공간으로 파리 미술의 흐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현장”이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