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기도당 대변인단]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부처 업무보고 자리에서 ‘환단고기’를 언급한 발언은 단순한 표현상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대통령이 어떤 역사 인식과 기준 위에서 국정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국민 앞에 드러낸 사안이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다.
환단고기는 고대 한민족의 기원을 다뤘다고 주장되는 문헌이다. 그러나 해당 문서는 20세기 초에 등장한 이후 사료적 연속성과 문헌 검증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대한민국의 주류 역사학계에서는 이미 환단고기를 역사적 사료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위서로 판단하는 데 사실상 학문적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공식 업무보고라는 공적 자리에서 환단고기를 ‘논쟁의 대상이 되는 문헌’처럼 언급한 것은 대통령 발언의 무게와 책임을 고려할 때 매우 부적절하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개인적 의견이 아니라 국가의 인식과 정책 방향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더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발언이 단순한 역사 언급을 넘어, 역사 인식을 이념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신호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역사는 학문적 검증과 축적된 연구 위에 서야 하며, 정치적 해석이나 이념적 시각에 따라 재단돼서는 안 된다. 특정 역사관이 ‘다른 관점’이라는 이름으로 공적 담론에 편입되는 순간, 국정의 기준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대통령의 역사 인식은 교육 정책과 문화 정책, 나아가 대외 인식과 외교 정책 전반에까지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검증되지 않은 역사관이나 논쟁적 사관이 국가 운영의 배경으로 작동할 경우, 이는 곧 대한민국의 국가 신뢰도와 학문적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 차원의 명확한 설명이나 정정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논란이 된 발언을 방치하는 것은 불필요한 사회적 혼란을 키우고,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를 약화시킬 뿐이다.
국민의힘 경기도당 대변인단은 대통령에게 묻는다. 대한민국의 국정 운영은 학문적 검증과 상식 위에 서 있는가, 아니면 논쟁적 주장과 이념적 시각에 기대고 있는가. 대통령은 이번 발언의 취지와 역사 인식의 기준을 분명히 밝히고,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설명에 나서야 한다.
역사를 대하는 태도는 곧 국가를 대하는 태도다. 대통령의 역사 의식이 이념의 방향으로 기울어서는 안 된다. 국정의 기초가 되는 역사 인식부터 바로 세우는 것이 국민 신뢰 회복의 출발점임을 분명히 지적한다.
2025년 12월 14일
국민의힘 경기도당 대변인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