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라인=김석민 기자] 전 세계 대학가에 AX(인공지능 전환, AI Transformation)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강의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수준을 넘어, AI를 수업 설계·운영·평가 전반에 활용하는 ‘AI 시대 대학 교육’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AI, 대학 수업의 ‘새 표준’으로
미국 노스이스턴대(Northeastern University)는 2025년 학생과 교직원 전체에게 AI 도구를 제공하는 ‘Claude for Higher Education’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13개 캠퍼스 4만 9000여 명이 대상이며, 수업 요약·퀴즈 생성·스터디 가이드 제작 등 다양한 학습 보조 기능이 활용되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UNSW)도 전 교직원에게 ChatGPT Edu를 도입하며, AI를 교육·연구·행정 업무 전반에 통합했다. 대학 측은 “강의·연구·학생 상담을 포함한 전 방면에서 AI가 실질적인 조력자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AX가 바꾸는 대학 수업의 모습
· 맞춤형 학습 보조: AI가 강의 내용을 요약하고 학생 수준에 맞는 학습 가이드를 제공해 자기주도 학습을 지원한다.
· 교수 설계 지원: 수업 계획, 과제, 평가 문항을 AI로 보조 생성해 교수의 준비 시간을 단축한다.
· 행정·연구 효율화: 논문 초안 작성, 참고문헌 정리, 데이터 분석 보조 등으로 연구 생산성을 높인다.
· AI 리터러시 제고: 학생들은 AI 활용법뿐 아니라 윤리적 사용, 출처 명시, 데이터 프라이버시까지 함께 학습한다.
도전 과제와 우려
모든 대학이 AX를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텍사스 일부 대학에서는 교수마다 AI 허용 여부가 달라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부정행위, 부정 인용, 과제 대체 문제 등 학업 정직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AI를 맹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사고력 저하나 표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윤리적 사용 기준, 데이터 보호 정책, 교수·학생 간 AI 활용 역량 격차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AX는 피할 수 없는 미래”
교육 전문가들은 “팬데믹이 온라인 강의를 보편화시켰다면, 이제 AX가 대학 교육의 다음 변곡점”이라고 평가한다. AI를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니라 교육 설계의 핵심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대학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AI로 수업을 바꾸려면 제도적 준비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된다. 윤리 기준, 평가 체계, 교수 연수, 학생의 AI 리터러시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AX가 단기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교육 혁신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와 사람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배움터
대학교 교실에도 이제 “칠판 → 스마트 보드 → AI 도우미”라는 변화의 흐름이 시작됐다. AI가 교육의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올라서고 있는 지금, 대학은 단순한 지식 전달 장소를 넘어 AI와 사람의 협업으로 지식과 창의성을 키우는 새로운 배움터로 거듭나고 있다.